요즘은 에어비앤비나 야놀자, 여기어때와 같은 단기 숙박 공유 플랫폼을 통해 숙소를 예약하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여행이나 출장 시 호텔 대신 저렴하고 개성 있는 숙소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 임대 시장도 확대되고 있죠. 그런데 이러한 단기 숙소 이용 중 숙소 내 비품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단기 임대 숙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법적 기준에 따라 책임이 나뉘는지,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단기 임대는 ‘숙박 계약’일까 ‘임대차 계약’일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점은 단기 임대 계약의 법적 성격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월세 계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호를 받지만, 에어비앤비처럼 며칠 머무는 단기 숙소는 통상적인 ‘임대차 계약’이 아닌 ‘숙박 계약’ 또는 용역 계약에 가까운 성격을 가집니다.
임대차 계약은 장기간 사용을 전제로 하며, 사용자(임차인)에게 점유권과 사용권이 인정됩니다.
반면 단기 숙박 계약은 호텔 투숙과 유사하게 일정 기간 동안 서비스 제공자(호스트)가 공간을 제공하고, 이용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단기 숙소 이용자는 일반 임차인처럼 법적으로 강한 권리를 가지지 못하며, 파손·분실 등 문제 발생 시 계약 내용과 플랫폼 규정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숙소 이용 중 물건이 파손되었을 때 책임 주체는?
숙박 중 실수로 식탁 유리를 깨뜨리거나, TV 리모컨을 망가뜨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본적으로는 이용자가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민법상 과실로 타인의 재산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민법 제750조).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용자가 책임을 지는 경우
명백한 과실이나 부주의로 파손한 경우
기물 사용 중 고장이나 손상이 난 경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때
이용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
노후화로 인한 자연 손상
사용 설명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거나, 부적절한 구조로 인한 파손
사용자 부주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예: 가구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파손)
이러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진·동영상 증거, 호스트와의 대화 내역, 체크인 당시 상태를 기록한 자료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플랫폼(에어비앤비 등)의 ‘보호 프로그램’이 적용될 수 있을까?
에어비앤비는 ‘호스트 손해보상 프로그램(Airbnb Host Damage Protection)’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호스트가 손해를 입었을 때 에어비앤비 측이 보상을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이 보상은 자동 적용이 아니며, 호스트가 직접 신청하고, 에어비앤비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제한 사항이 존재합니다.
현금, 귀금속, 예술품 등 고가 물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음
파손에 대한 증명 자료(사진, 영수증, 세부 내역 등)가 필요
게스트에게 먼저 배상 요청을 해야 하고, 거부당한 경우에 신청 가능
즉, 게스트가 명백하게 파손을 인정하고 배상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게스트와 호스트 간에 책임 공방이 있는 경우에는 플랫폼이 중재하거나 보상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물건이 ‘분실’되었을 경우, 절도죄가 성립할까?
만약 체크아웃 후 숙소에 있던 물건이 사라졌다면 어떨까요? 이용자가 가져갔을 가능성이 의심된다면 형사 고소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고의로 물건을 챙겨간 경우: 절도죄 또는 횡령죄가 성립 가능
단순히 두고 나온 경우인지 확인되지 않을 때: 형사책임 입증 어려움
양측 모두 증거 부족한 상황: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
호스트가 경찰에 신고할 수 있지만,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리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CCTV, 출입기록, 체크아웃 직후의 사진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억울하게 배상 요구를 받았을 때 대응 방법
호스트가 부당하게 배상을 요구하거나, 실제로 손해가 없었는데도 과장하여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사진·영상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
- 체크인·체크아웃 시 상태를 기록해 두기
-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고객센터에 이의제기
합리적 수준의 감가상각 적용 요구 (예: 3년 된 전자제품의 새 제품 가격으로 청구하는 경우 등)
또한, 호스트가 무리하게 협박성 연락을 보내거나 불합리한 압박을 한다면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등으로 역으로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단기 임대 숙소는 그 법적 성격이 애매하기 때문에, 사소한 분쟁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단기 임대 계약은 민법과 플랫폼 약관이 함께 적용되기 때문에, 법률적 판단이 복잡할 수 있습니다.
숙소 이용자 입장에서는 숙소 상태를 입실 직후에 사진으로 남겨두고, 기물 사용 중 파손이 생겼다면 즉시 신고하며, 플랫폼 내 메시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 향후 분쟁 시 큰 도움이 됩니다.
호스트 입장에서도 객관적인 자료와 정당한 근거 없이 과도한 청구를 할 경우 오히려 신뢰를 잃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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